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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2002

DDR: 세기말 리듬게임의 신드롬

by 하이유파파 2024. 8. 16.

1999년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4월쯤이었나 반 친구 둘이서 토요일마다 DDR을 하러 간다고 얘기한다. 오락실에서 하는 리듬게임의 일종인데 발로 패드를 밟는 게임이라나. 당시 스타크래프트와 PC방이 자리 잡은 가운데 또 다른 신기한 게임 이야기에 굉장히 솔깃했던 기억이다. DDR은 댄스댄스 레볼루션의 약자로 98년에 발매되어 99년 초에 한국에 정식 발매되었다. 나는 게임은 좋아했지만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나중에 상용화 또는 많이 퍼지면 해야지 하고 한동안 안 하다가 오히려 가정용 장판 패드가 빨리 도입되고 PC에서도 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얻을 수 있어서 오락실에서는 99년 하반기에서 2000년 4월 정도까지 했던 것 같다. 라이벌 펌프(펌프잇업)는 99년 하반기에 들어와서 이후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는데 DDR을 먼저 시작한 나로서는 펌프가 아류라는 인식이 강했었다. 알 수 없는 D부심이랄까 그렇게 잘하지도 못했지만.
 

DDR 오락실 기판

 
일단 Butterfly가 가장 유명한 노래이고 노래 덕분에 게임이 알려진 케이스였다. 물론 게임을 여러차례 하다 보면 이 노래는 쉬워서 잘 안 하고 다른 노래를 고르기 마련이었다. 하드모드를 한다는 가정하에 Brilliant 2u나 Am-3P로 시작을 했고 마지막 노래는 무조건 Paranoia였다. 파라노이아는 DDR 2ND 기준 보스곡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워낙 친구들과 같이 많이 해서 몸을 돌면서 밟거나 끌어 밟는 것들이 지금도 선하다. 2017년도에 오사카를 놀러 갔는데 와이프와 우연히 오락실을 갔어서 옛 생각에 2nd 버전으로 파라노이아까지 클리어했던 기억이 난다. 다리가 굉장히 후달렸었다.
 

2nd 버전 파라노이아

2000년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며 3rd버전 기기가 있는 곳을 토요일마다 갔었는데 아예 첫 곡은 Paranoia Rebirth를, 두 번째 곡은 Dead End를 골랐다. 데드 엔드는 그 특유의 리듬감이 매력적이었지만 너무 어려워서 매번 중간에 죽었었다. 그리고 주중에 혼자 시뮬레이션해보고 토요일에 또 가고 그랬던 기억이다. 다리가 오징어처럼 14번씩 연속으로 밟는 그 느낌이 힘들지만 재밌었다. 그런데 4월 이후에 펌프에 완전히 밀려서 급속도로 사장되는 분위기였고 뭔가 아쉬웠지만 즐길 게임이 많다 보니 그냥 세월의 흐름이구나 그러려니 했던 기억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비트매니아나 ez2dj도 포스팅해 볼 건데 99년의 ddr은 이 해의 가장 대표적인 기억 중 하나이다. 머리와 다리가 협응 해야만 하는 게임이라는 신선함과 더불어 노래 자체가 너무 좋아서 갑자기 옛 생각에 찾아 듣다가 새록새록 적어본다. 다들 1999년의 기억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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