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남성 그룹 '구피'는 1996년 말에 데뷔했다. 원래 신철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더 빨리 데뷔할 수 있었지만 DJ DOC의 '겨울이야기'와 영턱스클럽의 '정'을 결국 받지 못하여 '많이많이'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데뷔곡은 '겨울잠 자는 아이'라는 발랄하고 신나는 노래이다. 확실히 3인조라는 점이 R.ef나 DJ DOC와의 차별성을 어필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겠지만 데뷔 앨범은 나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구피라는 이름은 故서지원이 지어주었다고 한다. 독특하면서 귀여움과 멍뭉미가 있는 캐릭터를 그룹 이름으로 쓸 수 있게 되어 인기몰이에 좋은 영향을 주었다. 이런 작명 센스를 보면 역시 여러모로 다방면에 능력이 뛰어난 인재라는 생각뿐이다. 2집 '비련'은 전성기를 찍었다고 볼 노래이고 노래 자체도 굉장히 좋았었다. 나무위키에는 콩라인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2위를 오랫동안 했다는 것 자체가 본인들에게는 아쉬웠으나 그만큼 인기가 많았다는 반증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비슷한 예로 자자의 '버스 안에서'도 그러했다. 하긴 2위로 활동을 마쳤을 때 다음 앨범에서 1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서 그렇긴 하겠다. 이후 박성호는 유피 김용일, 영턱스클럽 지준구와 옵션으로 활동했고 98년 '함께'는 멜로디가 가볍고 쉬워 좋아했던 노래이다. 3집의 '다 잘될거야'는 지금도 매우 좋아하고 이후에 나머지는 썩 좋아하지 않았다. '쇼크'정도는 오락실에서 펌프 때문에 특히 노래가 앞쪽에 있어서 뇌리에 쉽게 박힐 수 있었다. 4집의 '긴가민가'는 클놈같이 빨강 파랑 츄리닝 차림으로 했던 무대가 너무 실망스러워서 곧 활동을 마치겠구나 싶었다. 아무튼 비련의 주인공이라는 말이 좋은 쪽으로 적용된 그룹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96년 데뷔한 비비는 1집 '비련'으로 아주 성공했고 실제로 군인을 비롯하여 남성 팬들이 진짜 많았다. 아직 S.E.S 같은 걸그룹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 시대라 더욱 그랬을 것. 그리고 여성 솔로 가수나 그룹 중 여성 멤버는 더러 있었지만 비비는 그런 면에서 인기를 얻을 요소가 많았다. 밤양갱의 비비와는 영어도 다르고 원조 비비가 활동할 때 태어나지도 않았다. 2집 '하늘땅 별땅'은 무척 신나는 노래라서 여름 분위기에 잘 맞았다. 나중에 이게 1집 같고 비련이 2집 같아서 항상 헷갈렸는데 또 그 해를 떠올려보면 잘 맞고 그랬다. 2집 노래들은 나중에 여러 가수들이 커버하거나 리메이크했다고 한다.
구피와 비비는 둘 다 '비련'이라는 대박 히트곡을 남긴 가수이고 활동 시기도 엇비슷했다. 그래서 라디오 듣다가 떠올라서 써본 포스팅이다. 뭔가 평행이론 같은 글을 쓸 수 있을 때 기분이 좋은데 또 어떤 가수나 노래가 얻어걸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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