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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2002

1997년 동네 오락실에서 인기 있었던 게임 BEST 5

by 하이유파파 2022. 11. 16.

이번엔 중학교 2학년 때 오락실에서 인기 있었던 게임을 적어 본다. 우리 동네 기준이라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2학년 되기 전 겨울방학 때 도로변 건물 2층에 새로운 오락실이 들어섰다. 공간도 넓은 편이었고 다른 곳과 비교했을 때 나름 최신 게임들이 많아서 매일 갔던 기억이다. 인기 순위의 기준은 너무 주관적이긴 하지만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이른바 '동전 걸어놓기'로 정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기억은 좀 생생하다.

 

던전 앤 드래곤즈 2 :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

1위는 단연 던전 앤 드래곤즈 2이다. 동네에 처음 나왔을 때 게임 자체의 완성도와 재미에 충격이었고 거의 100원만 있으면 이 게임을 할 정도로 최고의 인기였다. 그런데 동네 게임이 일본판이어서 이름 지을 때 특정 글자에서 비기를 쓰면 큐어 반지나 라이트닝 반지 등을 슬롯 1칸에 무한대(완전히 무한은 아니었음)로 사용할 수 있어서 어린애들에게는 그게 재미였지만 플레이 시간이 무조건 보스 클리어 까지라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었다. 또한 아울 베어 에그를 쓸 때 성직자의 힐이나 스트라이크를 써 주면 소환을 더 할 수 있었는데 이 큐어 반지로 보스전에서 수많은 곰돌이들이 뛰어다니는 진풍경을 만들었던 기억도 난다. 아무튼 매일 100원짜리가 4개 이상 걸려 있었던 가장 인기 게임이다.

 

KOF 97

2위는 킹오브파이터즈 97이다. 마찬가지로 꽤 많은 100원짜리가 걸려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잘 만든 시리즈라고 생각했고 그만큼 많이 하기도 했다. 캐릭터 선택창에서 이오리, 레오나, 크리스의 각성 버전을 고를 수 있어서 특히 미친 이오리 하나만 있으면 보스 클리어까지 크게 어렵지 않았다. 나는 주로 클락이나 블루 마리를 골라서 연계기 하는 재미로 플레이했다. 궁극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지금은 98시리즈가 대회도 많이 열리고 가장 균형 잡힌 명작으로 꼽히지만 그 사실을 부인한다기보다 98년부터는 PC방으로 넘어가버린 탓에 97을 더 기억하는 것 같다.

 

철권3

3위는 철권 3이다. 역시 저녁 시간 아니면 자리가 비어있던 적이 거의 없는 인기 게임. 애들에게는 카자마 진이 잘 생기고 멋있어서 인기였고 폴 피닉스의 붕권도 시원시원해서 스트레스 풀기 좋았다. 잘 하는 애들은 니나 같은 캐릭터로 연속 꺾기를 시전 하기도 했다. 킹의 연속 잡기는 교실에서 리듬감 있게 툭툭 탁 툭툭 탁 연습하는 대상이었다. 모쿠진 잘하는 애들은 모션에 따라 캐릭터가 바뀌는 걸 알아채는 게 신기했고, 가장 친한 친구는 요시미츠를 참 잘했던 기억이다. 그리고 대전 게임이다 보니 얍삽한 플레이에 싸움이 나는 경우도 참 많았다.

 

배틀 서킷

4위는 배틀 서킷인데 이게 새로운 오락실에서 처음 접한 게임이라 동네에서는 인기가 많았었다. 지금이야 원코인 플레이를 넘어 고인물 영상들이 많지만 당시에는 꽤 어렵다고 느껴져서 4 스테이지 보스인 큰 기계까지만 가도 오늘 선방했다고 생각했다. 타격감이 경쾌했고 때려서 돈을 번다는 동네 깡패의 마인드가 재밌었으며, 그 돈을 모아 스킬을 구매하는 방식도 참 신선하고 좋았다. 기존의 캐딜락이나 원탁의 기사와는 분명 다른 횡스크롤 게임이라 잘 즐겼던 기억이다.

 

사무라이 스피리츠 4

5위라고 하긴 좀 뭐한데 앞의 4개가 꽉 차있을 때나 한 500원쯤 쓰고 나서 딱히 할 게임 없을 때 주로 사무라이 스피리츠 4를 했다. 어린 친구들은 갈포드나 사진의 카자마 같은 캐릭을 주로 했다. 그러고 보면 거의 하루에 500원을 넘기지 않게 썼던 기억인데 매일 다섯 게임을 해도 지루하지가 않았다는 게 신기하다. 거의 1시간은 무조건 넘겼으니 중학교 때의 하루 일과는 학교와 하교 후 오락실로 점철되었다. 더하면 만화책 빌려서 저녁에 집에서 읽기 정도.

 

데카슬릿

번외로 데카슬릿이라는 게임도 즐겨했다. 데카슬론 즉, 육상 10종 경기에 참여한 선수라는 의미인데, 첫 스테이지 100m 달리기를 시작으로 5개의 스테이지를 펼치며 2일 차, 3일 차에는 각각 원하는 종목 순서대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나중에 고등학교 때 오락실에는 동계 올림픽(윈터 히트)밖에 없었어서 좀 그립기도 했다. 대부분 게이지를 채우기 위해 버튼을 연타해야 했는데 두 검지 손가락으로 하는 일반적인 방식 말고 친한 친구는 오른손 검지와 중지의 손톱을 동그란 버튼 양쪽에 두고 정말 빠르게 양방향으로 움직이는 식으로 눌러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잘 못해서 원반 던지기에서 죽었던 적이 많았다.

 

갑자기 추억에 빠져 97년에 오락실 갔던 기억을 적어 보았다. 요즘은 마메같은 에뮬레이터나 월광보합을 들이거나 하는 등 가정에서도 쉽게 구해서 할 수 있다지만 직접 오락실에서 코인으로 하는 그 느낌은 또 다르기 때문에 가끔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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