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를 서울방송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40대 이상일 것이다. 1991년 12월에 개국하여 채널 6번에 자리 잡은 신생 지상파 방송국. 개국 1년째 되는 날인 1992년 12월 9일에 피구왕 통키 1회가 방영되었다. 총 47회 중 일본색이 강한 1회와 38회가 미방영되었고 4개 화가 2개로 합쳐져서 방영되었다. 지금이야 학교에서 피구가 거의 정식 종목과 같이 연령 상관없이 즐기는 운동이 되었지만 이 만화 이전에는 거의 안 하거나 모르는 종목이었다. 그만큼 만화 스토리 자체도 재밌었고, 이후 여파도 엄청났다. 일본만화가 공식적으로 완전한 형태로 수입되는 시기가 아직은 아니었기에 해적판 만화책도 돌았었고 그런 상황에서 큰 역할을 했다. 옛날 생각해 보면 대체로 배구공으로 많이 했는데 그나마 작은 손에 던지기 적합했기 때문이다. 문구점에 파는 더 작고 불꽃마크가 찍혀 있던 탱탱볼은 초등학생이었던 그때에도 시시한 형태로 느껴졌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그래도 피구를 메인 스포츠로 막 즐긴 것 같지는 않다. 체육 선생님이 허락하셨을 때만 했던 '수업 대용' 운동이랄까. 그리고 여담으로 이어서 '몬스터 가족'도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는데 꼭 보게 되었고 만화 나오기 전 CF로 '철이와 미애'가 나온 '크레페'가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도 되게 비쌌지만 정말 가끔 먹었을 때 맛있었던 아이스크림이다.
축구왕슛돌이는 통키 종영 후 곧바로 이어서 방영하였다. 축구라는 종목 자체가 워낙 대중적이기도 하고 1994년 미국 월드컵이 결과적으로는 얻은 점도 많았던지라 그렇게 이 시대를 살았던 세대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솔직히 만화 자체는 통키와 비교가 돼서 재미있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결국 J-wings 팀이 일본팀이라는 점도 그렇고 정통 축구라기에 특정 필살슛으로 승부가 나버리기 때문에(쥐라기 월드컵도 큰 틀에서 비슷)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작품성은 잘 모르겠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93년 여름 슈퍼그랑죠가 방영한다. 로봇 만화는 스토리가 좋으면 기본적으로 인기를 먹고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는 마징가, 태권브이나 아예 후레쉬맨 이후 독수리오형제와 파워레인저 같은 특촬물이 인기가 있었기에 더욱 그렇다. 이 그랑죠는 특유의 주문에서 시작되는 로봇 소환 방법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모험을 떠나는 과정도 탄탄해서 참 재미있게 보았다. 상대편(나쁜 놈)의 로봇도 멋있어서 멋있게 소환한 후 서로 싸우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이들 말고도 쾌걸 조로를 재미있게 보았고 사실 1994년에 방영하는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재미가 적었지만 이 1993년의 흥행을 이어 SBS 전성시대를 끌고 갔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모든 만화가 다 재미있지는 않았기에 점차 시들해지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대작들이 등장하곤 했다. 나중에 다뤄보도록 하자.
'응답하라2002'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2수능, 그 충격의 추억 (0) | 2024.11.14 |
---|---|
전통놀이 '나이먹기', 점심시간의 추억 (10) | 2024.11.13 |
나윤권, 기본기와 안정감이 최고인 가수 (0) | 2024.11.08 |
메이비(Maybee), 청량한 음색의 가수, 이전에 유능한 작사가 (0) | 2024.11.07 |
7dayz, 5tion, 4men, 2shai, 숫자로 시작하는 싸이월드 감성의 가수 (3) | 2024.10.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