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서지원은 95년에 활발히 활약한 가수로 가요 프로그램 말고도 지금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꽤 많이 나왔었다. 데뷔곡 '또 다른 시작'은 지금도 즐겨 부르는 노래인데 노래만 봤을 때는 유영진-SM풍이 많이 느껴지기도 하다. 2집은 유작이 되었지만 96년 1월 1일에 세상을 떠난 후 그 해 상반기에 가요톱텐 1위를 찍는 등 또래 친구들, 아니 당시 학생들에게 꽤 오래 여운을 남겼었다. 아마 '내 눈물 모아'를 안 부른 남자가 있을까 싶고, 나는 'I MISS YOU'도 굉장히 많이 불렀다. 3집의 '그때가 좋았어'는 아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옛날 노래를 들을 때 특유의 먹먹함이 정말 깊이 들어오는 그런 노래이다. 당시엔 중학생 때였지만 김성재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또 하나의 아이돌스타가 떠나는 것이 꼭 팬이 아니더라도 참 안타깝고 슬펐던 기억이다.
나중에 떠올렸을 때 뭔가 박보검 같이 잘 생겼으면서 깔끔한 외모의 유학파 가수여서 약간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당시 영상들을 우연히 보다보니 끼도 많고 욕심도 많았던 사람이었다. 춤추는 모습에서 깨방정스러움도 느껴졌고 여러모로 잘하고 싶은 열정이 풋풋했다. 95년에 정말 제2의 김원준을 노리고 데뷔한 동명의 가수 박지원과 같은 방송에 출연한 걸 본 적이 있는데, 사실 그 기억에 쓰는 포스팅이기도 하다.
92년 데뷔한 김원준은 말 그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90년대 중반에 획을 그었던 가수이다. 음반은 말할 것도 없고 예능과 CF까지 나오는 족족 대박을 터트렸다. 그래서 노래 잘 하고 잘 생긴 솔로 가수들이 여러 차례 문을 두드리기도 했는데 95년이면 이원진이나 가수 최민수, 최용준도 떠오르는데 쓰고 보니 결이 좀 다르다. 박지원은 '느낌만으로'라는 곡으로 데뷔했는데 이 노래 자체는 괜찮았다. CF에도 나오고 뭔가 열심히 밀었지만 성과가 나지 못했던 케이스이다.
앞서 임재욱, 정재욱은 번안곡에서 공통점이 있었는데 서지원과 박지원은 잘 생긴 솔로남자가수로서 김원준을 이어보고자 하지 않았나 싶어 적었다. 물론 서지원은 그만의 지향점이 있었을 것이고 그의 유작과 동료들의 추억에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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