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채널을 돌리는데 클레오의 채은정이 비쥬의 주민, 구피의 박성호와 만나는 장면이 나와 계속 보게 되었다. 2년 전 특종세상이라는 프로에서 채은정의 솔로 데뷔를 돕는 내용과 옛 가정사 등을 소재로 했다. 세 팀 다 중고등학교 때 활동했던 분들이라 반가웠는데 그렇게 만났다는 것도 참 신기했다. 데뷔는 구피 '많이 많이'가 96년 말인가 그랬고 비쥬는 98년 여름방학 때 KMTV 한참 볼 때 맨날 나왔으며, 클레오는 고1 1학기 때 오투포, 씨유, 티티마 등과 함께 1세대 아이돌과 함께 활동했던 그룹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혼성듀오는 아주 일반적인 경우까진 아니었어서 떠올려보면 그것도 재미있다. 철이와 미애가 있었고, 고 유채영이 활동하신 어스(US)도 있었다. 유피(UP) 1집도 이해정, 김용일 두 분이 하셨었다. 김현철, 이소라나 임재범, 박정현은 좀 다른 경우인데 주영훈, 이혜진의 '우리 사랑 이대로'는 갑자기 많이 좋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대표하는 혼성 듀오는 단연 '악뮤(AKMU)'이고.
98년 여름방학 때 케이블 티브이가 집에 들어와서 진짜 일어나자마자부터 저녁까지 종일 음악방송만 틀어 놓았었다. 김현정, 핑클, 신화, 이글파이브가 계속 나왔고 당시 페이지도 매일 나왔는데 중3 나이에 좀 지겨웠었다. 비쥬는 멤버 최다비 님이 불어 전공이었다는 점과 그래서 나온 불어로 '보석'의 의미를 가진 팀명. 중간에 불어 내레이션의 신선함 등이 참 듣기 좋았었다. 주민님의 랩도 전형적이지 않아 리듬감이 재밌었고, 최다비 님의 음색과 되게 잘 어우러졌던 기억이다. 99년 2집은 더 좋아했는데 '누구보다 널 사랑해'는 여름에 매일 들었던 노래였다. 뭐랄까 음악적으로 엄청 능력 있는 듀오의 예술작품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이 둘의 활동은 길지 못해서 아쉬웠다.
자두는 01년 초에 나온 기억이다. 겨울방학 즈음 싸이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는데 당시 유행했던 '엽기토끼'와 거기서 나온 '엽기'라는 단어에 부합했던 두 뮤지션이다. 생각해 보면 01년은 엽기토끼-엽기-엽기적인 그녀로 연결되어 묶음으로 추억을 형성하였다. '잘가'를 비롯, '김밥', '대화가 필요해' 모두 참 좋은 노래였고 연인들에게 해주는 메시지이자 누나의 한 마디 같은 느낌이 또 정감 있었다. 사실 2002 월드컵으로 인해 그 해 음악 시장이 거의 얼어붙다시피 했는데 그때 살아남은 가수들은 꼭 싸이, 장나라, 성시경, 보아가 아니더라도 확연히 기억이 난다.
비쥬와 자두는 모두 능력이 매력이었던 팀이었다. 엄청난 비주얼과 가창력으로 무장하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각자가 가진 개성과 어필 포인트가 잘 어우러졌을 때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낭만의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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