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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빅 기어 로우 케이던스에 대한 관심과 체험

by 하이유파파 2022. 9. 20.

애플 팟캐스트 '패스트 토크'

요새 빅 기어로 훈련하시는 분을 여럿 보고 후기를 들으며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직접 타보지 않으면 효과나 문제점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 같아서 체험 삼아 라이딩해 보았다. 클리앙 자전거당에서 읽은 애플 팟캐스트 패스트 토크(Fasttalk) 중 이 주제를 1시간 넘게 다룬 자료를 번역해 주신 감사한 글이 있어 주요 내용을 상기하며 달려보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접근과 고민이 얼마나 맞고 틀린 지 직접 느껴보고 싶기도 했다.

 

 

내가 빅기어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육아로 인해 절대 주행 시간을 확보할 수 없어서이다. 즉, 분명히 수행했을 때 폼의 상승이 바로 보이는 양극화나 30초 x 130% x10회 x4회 이상의 세트 워크아웃인 바코드, 존 2 LSD 등은 1시간 반 이상의 볼륨이 필요했고, 이마저도 주당 몇 회 이상이 확보되지 않으면 그저 그날의 만족에 불과할 뿐이다. 만약 1주일에 1, 2회의 운동일만을 확보한다면 대체 무얼 해야 폼이 바닥을 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웨이트가 떠올랐고 같은 맥락에서 빅 기어를 선택한 것이다. 물론 둘은 협응적 효과는 있겠으나 동일하지는 않다. 그러나 하체 근력과 둔근 사용 등에서 궤를 같이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근력 운동은 어차피 회복기간 때문에 매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점은 오히려 좋았다.

 

 

훈련의 기본은 파워=토크x케이던스라는 간단한 공식에서 출발한다. 존 3 템포 영역은 sst 지속주 훈련에서 10분 이상 반복하는 등으로 자주 접했지만, 이를 로우 케이던스로 돌리는 건 또 다른 문제이다. 특히 본인에게 과하지 않은 경사도의 업힐을 오를 때 다리 각 근육에서 느껴지는 자극을 생각해보면 좋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거운 기어로 타면 무릎 나간다고 할 텐데 이 템포 저회전은 무슨 레그 프레스 같이 엄청난 무게를 치는 것도 아니고 뭐랄까 모래주머니 차고 주행하는 정도랄까. 때문에 하체 웨이트와는 다르다고 하는 것이다. 분당 회전은 60~65rpm으로 잡아보았다. 일반 평지 주행을 90 rpm 기준 풍향과 컨디션에 따라 10 정도 가감하는데 60은 확실히 낮다. 그리고 남산 같은 6~8% 업힐에서도 주로 75~80 rpm 정도로 많이 올랐는데 이것 역시 조금 낮추면 부하 효과가 더해지겠다. 이번에는 평지를 60 초반으로 달려보려고 했다.

 

 

존3 150분 60rpm

얼마 전 야라로 150분가량을 빅 기어 로우 케이던스로 달려 본 결과이다. 파테나 램테는 한지 오래지만 라이덕 기준 FTP 214가 찍히고 있어서 주행 중 존 3 영역으로 약 75~85%인 160~180w 대를 유지하려 했고 코너나 정지 감속 구간이 있어 데이터 상으로는 조금 낮게 나와있다. 이렇게 꾸준히 타면 동일 파워에서 심박수가 줄어드는 효과를 얻는다던데 처음 해 본 데다가 보급이 조금 부족했고 막판에 역풍을 시원하게 맞으며 타느라 좀 요동친 경향이 있다. 어쨌든 무사히 마치고 귀가했다.

 

 

3영역이 가장 많은 라이딩

라이덕 결과에서도 SST 지속주 스윗스팟 영역에서 주로 달렸다고 잘 나와있다. 그리고 라이딩을 마친 후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었는데, 우선 주중에 맨손 스쿼트를 조금 하고 달려서는 아닐 텐데 다리에 혈류가 갑자기 쏠려서 얼굴과 손 등에 빈혈 증세와 두통이 느껴졌다. 아마 웨이트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무리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 같아 처음에 당황했지만 잘 대처했다. 만약 긴 업힐 코스에서 수행했다면 동원되는 근육의 폭이 더욱 커져 효과적일 수 있지만 그만큼 리커버리나 휴식을 잘 챙겨야 할 것이다. 

 

이 점을 제외하면 희망적인 느낌들을 받았다. 우선 평로라를 한 번도 타지 않아서 주행 중 자세가 바위처럼 견고하지 못하며 하이 케이던스에서 자세가 심하게 흔들리는데, 케이던스를 낮추어 한 땀 한 땀 타다 보니 자세와 근육 자극을 집중하며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효과를 본 분들에 의하면 긴 업힐에서의 지구력이 증대되어 기록뿐 아니라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뿌듯함도 얻었다고 한다. 특히 둔근을 활용한 주행 자세는 장거리든 업힐이든 필수인데, 허리 아래의 코어 근육 중 가장 큰 부분이면서 큰 힘을 낼 수 있기에 이걸 버리고 대퇴사두근이나 종아리근을 활용한 고속 주행만을 고집한다면 당장 호흡이 딸려 올 것이다. 심박수의 여유도 큰 장점이다. 존 5 이상의 무산소 영역을 타면 심박이 급격하게 올라 훈련이 덜 된 라이더들은 꽤 괴롭다. 그런데 이 훈련을 통해 동일 파워 대비 심박을 낮출 수 있어 그만큼 주행 전략이 다양해지고 폼 자체가 향상된다. 실제로 트랙 선수들의 훈련에서 많이 활용한다고 한다. 

 

 

이상 빅기어 로우 케이던스 훈련 체험기를 적어 보았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이틀 이상 근육통, 자극과 함께 생활하는 기분이 썩 좋다. 훈련법과 데이터 기반 연구들은 더욱 정교해지고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동호인이지만 가져다 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니 또한 기쁘지 아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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