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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로드자전거 입문 6년차 마실러

by 하이유파파 2022. 6. 5.
남산은 자전거타고 가는 곳

자전거를 탄지는 꽤 됐지만
로드에 입문한지는 6년째다.
그 전에는 하이브리드인
자이언트 트라디스트를 2년쯤 탔고
작은 할아버지께 받은 철티비도 탔고.

로드에 입문하는 이유는 거의 비슷하다.
내가 쟤보다 못나지 않아 보이는데
왜 느리고 힘들고 아플까.
그래서 금액보고 깜짝 놀라지만
내일의 나는 변제능력이
오늘의 나보다 나을 거란 믿음에
큰맘먹고 돈 백 지르는(지금은 백으로 못 사는 세상이;;) 것이 일반적이다.

내 경우 이전 직장의 퇴직금을 PT 3개월권과 유럽여행,
그리고 카본 울테그라 자전거를 중고로 사는데 썼다.
고속터미널에서 대전까지 직접 가서 현금주고 산.

첫 입문한 자전거는 메리다 스컬트라 5000.

요즘 바레인 빅토리어스가
무척 잘 나가는 팀이 되어서,
특히 바레인 맥라렌 시절부터
그 특유의 주황색 데칼의 이쁨에
한강 자도에서 엄청 많이 보이는 스컬트라지만
6년 전에는 뭐 비슷한 이유로 가성비의 아이콘,
그러나 썩 좋은 자전거였다.

내게 기함은 다소 요원했다.
그래서 와이프에게 10만 km타면
기변하겠다고 했고,
2만 7천 탔을 때 말도 안 되는 조건의
서벨로 R5가 떠서 선 예약금 후 용서 작전으로
지금의 동반자를 데려왔다.
얘도 어느덧 1만 km에 가까워지고 있다.

6년 동안 내 몸뚱아리는 늙고 있지만
경험과 지식, 지름의 삼위일체가
평생 취미로 삼을 자전거 라이프를 구축하였고

예전에는 너 선수할꺼냐 직장 짤린 줄 알았다
신기함에 농담 건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허허 웃고 말았지만
지금은 좀 다른 것이 선수들의 영양과 훈련을
내 시간과 능력이 닿는 한
최대한 흉내내보려고 한다는 점이다.

겨울에 귤까먹고 탱자탱자 놀지 않고
로라에 올라 로드 투 스카이를 오르며,
영하 10도는 땀 안나서 좋다는 소리를 지껄이며,
어제의 나는 약해도 셌지만
한 번 비벼보자고 덤비는 등
더 새로운 국면의 취미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야 철티비로 힘들게 타야
운동이 되지라는 상사의 무지몽매 멘트에
훈련해서 빠르고 멀리가서
맛난거 먹으려고 이럽니다라고 정색하며
뭔가 건강해보이고 덜 늙어보이며
자신감도 있어 보이는
그런 생활을 가능하게 한 것 또한 자전거이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한 이유도 이와 통하는데 이렇게 의미 있게 살고 어필도 할 수 있다면
정말 막 끄적이는 일기라도 내용이 없지는 않을 것 같아 떠오르는 생각들 정리해보려고 해서이다.

로드판에는 자린이와 굇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 같은 3점 초반대
순풍으로 내일 식당 정하는
풍류 마실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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