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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2002

클릭비, 야다, Y2K : 99년 보이밴드의 인기

by 하이유파파 2023. 1. 11.

1999년은 98년과 매우 다른 분위기였는데 밀레니엄을 앞두고 있다는 점 때문이라기엔 가요계 양상도 무척 다양했고 그만큼 즐길거리가 많았다. 분명 이전해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의 양강구도가 주된 관심사였다면 99년엔 솔로가수도 많고 힙합도 전면에 등장하고 특히 테크노 열풍까지 겹쳐 아주 재밌던 해였다. 이때 고1이었는데 고1 남학생들에게는 이른바 보이밴드의 데뷔에 관심이 갔으니 그 주인공들에 대해 떠올려본다. 보이밴드라는 용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존의 댄스 말고 밴드 형태의 그룹을 말한 것이다. 즉, 나이대가 비슷하면서 학교 밴드부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그룹들을 이야기해 본다.

 

클릭비

누가 가장 인기있었나는 지금 생각과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기획사의 규모와 팬층을 고려해 보면 클릭비가 먼저 떠오른다. 사실 나를 비롯한 남학생들은 단연코 안 좋아했다. 일단 미소년 이미지에서 걸렀고 노래도 호감 있지 않았다. 데뷔곡은 기억이 안 나고 '잊혀진 사랑'은 기억나지만 갸웃했다. 그런데 겨울방학 때 나온'Dreamming'이 생각보다 좋아서 노래방에서도 꽤 불렀다. 그래서 뭔가 정통 밴드보다는 아이돌 쪽으로 먹히나 보다 싶었다. 동갑 멤버들이 많아서 드리밍 이후 괜찮게 보았다. 특히 김상혁은 어떻게 저렇게 잘 생겼지 싶었는데 그런 느낌의 멤버로는 태사자의 김형준이 있었고 사진상 이미지가 비슷한 것도 같다. 00년 '환영문'도 좋아했고 01년 '백전무패'는 공부하느라 급식실에서만 들었는데 괜찮았다. 4집 '카우보이'도 잘 들었다. 리메이크 곡들은 좀 가볍고 통통 튀는 느낌이라 그리 좋아하진 않았는데 '아주 오래된 연인들'과 '보랏빛 향기'는 인기가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전체적으로 정통 밴드를 추구했고 실제로 실력도 출중했지만 뭔가 팬층이 원하는 방향이 아이돌이라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았으며, 신화나 GOD와는 확실히 차별성이 있었던 클릭비였다.

 

Y2K

Y2K는 요즘 다나카 덕분에(때문에) 알고리즘에 계속 뜨는 검색어인데 99년에 가장 좋아했던 그룹이다. 멤버 코지가 잘 생겨서 호감이었고 고재근 가수님의 가창력을 좋아했다. 01년 'She'라는 노래 수능 직전에 참 많이 흥얼거렸다. 그러고보니 다나카로 인기 상승 중인 김경욱 씨도 동갑이다. Y2K는 '헤어진 후에'가 워낙 인기였고 노래방에서 진짜 많이 불렀다. '깊은 슬픔'은 음이탈 대표곡이지만 그 무대와 상관없이 10대 감성으로 참 많이 좋아했던 노래이다. 00년 'Bad' 역시 진짜 좋아했는데 01년 'Hidden'은 'Bad'와 비슷한 분위기인데 조금 애매했다. 당시 예능에도 많이 나오고 해서 롱런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그러지는 못해서 아쉬웠다. 슈가맨에 나왔을 때 엄청 반가웠다. 상대팀이 UP여서 더욱 그랬는지도.

 

야다

야다는 데뷔로만 보면 가장 앞서고 특유의 남성미 때문에 80년대 초중반 남학생들의 인기를 정말 쓸어갔다. 1집 때는 장덕수 배우가 하이틴 스타여서 겸사겸사 좋아했다. 데뷔곡 '이미 슬픈 사랑'은 진짜 남학생 맞춤형 노래라고 생각한다. 99년 여름에 플라워가 '눈물'로 데뷔하며 뭔가 비슷한 밴드그룹 구도여서 좋았는데 누가 좋고 안 좋고 가 아니라 두 팀 다 멋있었다. 99년은 정말 노래방 갈 맛이 났던 해였다. '진혼'과 '사랑이 슬픔에게'는 고3 초반 교실에서 아무나 불렀던 대표적인 곡이었다. 전인혁 가수의 직진성 넘치는 보컬이 너무 멋졌고 김다현 가수는 안정환을 떠올리게 할 정도의 외모여서 좋았다. '슬픈 다짐'도 좋았는데 뭐랄까 야다는 고등학교 때의 감정이 더 기억에 남는다.

 

문차일드

그 밖에 00년 문차일드도 인기가 많았는데 '태양은 가득히'는 00년 여름방학 때 윈앰프로 너무도 많이 들었던 명곡이다. 다만 이후 엠씨더맥스 때 훨씬 인기가 많았기에 함께 언급하기 어울리면서 애매한 느낌이다. 엠씨더맥스는 5집까지 전곡을 MP3에 넣어서 대학교 통학길 지하철에서 들었다. 그만큼 좋아했고 아쉬울 따름이다.

 

보이밴드라고 할만한 이미지의 그룹들을 떠올려봤다. 그냥 고등학교 때 나와 비슷한 나이대에 데뷔하고 활동했던 팀이어서 기억에 난다. 굵직하지는 않지만 분명 또렷했던 그들의 활동이 또 한 켠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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