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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제위 탈환 : 2024 투르드프랑스 종료 및 결과

by 하이유파파 2024. 7. 25.

2024 투르드프랑스가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대회의 관건은 직전 지로디탈리아에서 2위와의 격차를 사상 최대로 벌리고 우승한 타데이 포가차르가 2년간의 패배를 설욕할 것인지, 디펜딩 챔피언 요나스 빙에가드가 이출리아에서의 심각한 사고를 딛고 재활에 성공하여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할지, 마지막으로 마크 캐번디쉬가 35번째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하여 기록을 경신할지였다. 이 밖에도 소소한 볼거리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사실 요나스의 폼이 올라오지 못한다면 이 대회는 최근 몇 년간 별로 기대할 것이 없는 투어가 될 것도 같았다. 하지만 기우였고 굉장히 재밌는 2024 투르드프랑스였다. 동호인들을 비롯한 사이클 애호가들은 벌써 다음 넷플릭스 작품을 기대하고 있다.

타데이 포가차르

결론적으로 타데이 포가차르는 역대급 압도적 퍼포먼스로 제위를 되찾아왔다. 물론 비스마 리스어바이크(구 윰보 비스마)의 전력이 UAE 에미레이츠에 비해 다소 열세였던 것은 사실이다. 2년의 우승에 가장 큰 공헌을 했던 와웃 반 아트가 역시 부상으로 폼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못하였고 부엘타 우승자 셉 쿠스는 코로나로 DNS이다. 반면 UAE팀은 팀 전력에 대한 언급이 항상 있어와서도 그렇고 이번 대회의 스쿼드는 확실히 최강이었다. 주앙 알메이다와 애덤 예이츠, 후안 아유소는 거의 사지창급으로 강력하며, 닐스 폴리트라는 금강불괴의 선수가 3주간 펠로톤을 제압했다. 파벨 시바코프, 마크 솔레르, 팀 벨렌스 등 다른 팀에서 한 번씩 이름을 들어본 강한 선수들이 포진되었다. 비스마 팀 역시 약하지는 않았던 게 신성 마테오 조겐슨과 지로 포디엄리스트 윌코 켈더만, 티쉬 베놋 등 절대 강팀의 면모였다. 전반적인 전력이 약간 밀린다는 예상일 뿐이었다.
 

2024 투르드프랑스 포디엄

타데이 포가차르는 스테이지를 무려 여섯 개를 가져갔다. 라이벌 요나스 빙에가드는 인상적인 플레이로 11 스테이지를 가져갔지만 이후 타데이를 누를 만한 힘이 부족했고 오히려 이용당하거나 도와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2위의 성적은 물론 굉장했고 이른바 두 신의 대결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그의 기록과 투어 성적이었지만 어쨌든 챔피언을 사수할 수는 없었다. 반면 이번 투르를 정말 재미있게 만들었던 선수는 바로 수달 퀵스텝의 렘코 에베네폴이다.
렘코는 재작년 부엘타 우승자이긴 하지만 벨기에 언론 분위기와 더불어 뭔가 부족한 선수였다. 악동 이미지도 그렇고 여러 가지 인터뷰와 성격까지 전반적으로 인기와 우려를 함께 가진 그였다. 이번 대회를 나오며 렘코는 감량도 꽤 했고 머리를 삭발하며 그 어느 때보다 각오를 단단히 다지며 출격했다. 특히 예전 팀 스카이 때에도 큰 활약을 펼쳤던 미켈 란다의 도움을 잘 받으며 매우 잘 탄 3주였고 이른바 인간계 최고라는 나름의 멋진 찬사를 받기도 했다. 타데이가 극강의 퍼포먼스로 우승했다지만 렘코의 대활약이 어우러져 더욱 멋진 2024 투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정리하면 사상 최강의 포디엄이 아닐까라고 결론짓는다. 
 

각 부분별 져지 수상자

다음으로 그린 져지를 차지한 에트루리아의 비니엄 기르마이는 아프리카 아니 흑인 최초의 우승자로 영광의 기록을 남겼다. 무려 세 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면서 정말 강하고 무시무시한 야스퍼 필립센의 추격을 따돌렸다.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앵터마셰 팀 전원의 기쁨과 함께 이번 투르 또 다른 주인공이 되었다.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EF 에듀케이션의 리처드 카라파즈는 3주 차 스테이지 우승 등에 힘입어 폴카닷 져지를 획득했다. 이전까지 정말 좋은 라이딩을 펼친 아브라함센은 아쉽게 져지를 내어 주게 되었다. 그런데 카라파즈를 보며 느꼈던 것이 19 스테이지의 사이먼 예이츠와 더불어 각 팀의 GC라이더들이 가지는 의미를 곱씹어보게 되었다. UAE팀의 주앙 알메이다와 후안 아유소, 애덤 예이츠는 이 팀이 아니라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한 팀의 제1리더로 활약할 것이다. 그런데 뭐랄까 신과 같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를 돕는 GC급 도메니스크 라이더. 근 10년간 그랜드 투어와 모뉴먼트, 클래식 대회들을 보며 떠오르는 수많은 선수들을 아예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선 선수들이라니 세월이 무상하다는 걸 넘어 정말 엄청난 시대임을 깨닫는다.
 
 

마크 캐번디쉬

팀 아스타나의 마크 캐번디쉬는 초반 라이딩 중 구토를 하는 등 컨디션이 최악이었고 매 스테이지마다 컷오프를 걱정해야 할 정도라 팀원들이 이른 타이밍에 도우러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스테이지 5에서 아주 멋지게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른바 프로젝트 35를 성공하며 이보다 더 멋지게 은퇴할 수 없는 기회를 움켜쥐었다. 스프린터들의 피니쉬는 언제나 박력 넘치고 긴장감이 최고조이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달리며 경험과 연륜을 발휘하여 우승을 거머쥐는 그의 모습이 참 대단했다. 
 

각 스테이지 우승자들

그 밖에 프랑스의 호멩 바흐데나 로토 데스티니의 빅터 캄파네르츠의 우승도 인상 깊었다. 3주간의 대장정은 시작 전의 예측과 기대들이 참 신기한 방향으로 드라마를 만들어내며 감동과 재미를 주었다. 이제 파리 올림픽과 월드 챔피언십, 부엘타가 남아있다. 이번엔 또 어떤 선수가 환희의 주인공이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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